태그 : 동화

박기범, <문제아>

'동화'를 읽은 지 십수년은 지난 것 같다. 간혹 서점에서 '어른들을 위한 동화'(<연어>류?)를 뒤적거리긴 했어도, 동화를 '정식으로' 읽지는 않았었다.
창이 선물해줘서 읽게 된 이 책은 그저 권정생 선생님의 제자 정도로 생각해서 눈에 띄던 박기범 작가를 다시 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랄까.

어린 시절, 내가 읽었던 '동화'들은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거칠고, 어둡고, 삭막한 건 어른들의 몫인양, 따뜻하고 아름답고 예쁜 것만 보여주었던 것 같다. 혹은 (어린시절 내가 좋아했던 '진주조개 이야기'류?와 같이) 처음은 어둡더라도 반드시 '밝은' 결말이 있는 그런 내용이었다.그런데 <문제아>는 그렇지 않다. 인간이 인간을 어떻게 소외시키는지, 아이들의 눈을 통해서 '분명하게' 다룬다. 어른들이 얼마나 이기적으로 자기와 '다른' 이들을 '차별'하는지도 분명하게 나와 있다.

 나는 문제아다. 선생님이 문제아라니까 나는 문제아다. 처음에는 그 말이 듣기 싫어서 눈에 불이 났다. 지금은 상관없다. 문제아라거나 말거나 상관없다. 어떤 때는 그 말을 들으니까 더 편하다. 문제아라고 아예 봐 주는 것도 많다. - '문제아' 중-

<문제아>에 나와있는 동화들은 '문제아'와 같이 아이들 세계에서 일어나는 문제 뿐 아니라 산업 재해나 노숙인, 정리 해고 등 현실의 문제를 다룬다. 또 그런 사회적인 문제들이 아이들의 삶에 어떻게 개입하는지도 다룬다.

 


어쩌면 당연하다. 이런 문제들이 아이들을 절대 비껴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쩌면 가장 무방비하게 현실적으로 맞닥뜨리는 게 아이들인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사회의 일원이라는 생각을 갖는다면 이것은 당연하다. 아이들에게 착한 마음으로 살아가면 선홍빛 미래만이 있다고 말하는 거짓말을 박기범은 하지 않는다.  과연 우리가 아이들에게 언제까지 그런 거짓말을 할 수 있을까. (산타클로스가 없다는 걸 아이들이 아는 데 걸리는 시간 만큼?) 지리한 논술 교육에서는 (표면적으로) 현실 문제를 고민하게 하면서 동화에서는 언제까지나 '동화같은 세상'만을 보여줄 순 없잖은가.

by 소리 | 2008/12/08 18:39 | 책꽂이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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