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22 08:31

플라타너스 소소한 일상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플라타너스
너의 머리는 어느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있다.

너는 사모할줄 모르나
플라타너스
너는 네게 있는 것으로 그늘을 늘인다.

먼길에 올제 홀로 있어 외로울제
플라타너스
너는 그 길을 나와 함께 걸었다.

....


이 뒤에도 몇 연이 더 있었던 것 같은데, 내가 기억하는 것은 여기까지다. 이넘의 기억력..
중학교 때 이 시를 처음 배우면서 참 좋아했었는데, 국어 선생님이 " 여기 나오는 플라타너스가  꽃가루 날린다고 너희가 그렇게 싫어하는 가로수야.."라고 하시는 걸 들으면서 약간 괴리감을 느꼈었다. 어느새 서울시내의 가로수들은 은행나무, 벚나무 등으로 대체되었고, 플라타너스를 예전처럼 쉬이 발견할 수는 없지만, 난 그의 깊은 그늘을, 가을이면 떨어지는 그의 큰 잎을 참 좋아했다.

난 걷는 걸 참 좋아하는데, 기분이 좋을 땐 아무 데나 상관 없지만.. 기분이 쓸쓸할 땐 깊은 그늘이 지는 오래된 나무가 있는 그런 길을 걷는 걸 참 좋아했던 것 같다. 그런길엔 어김없이 플라타너스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새로운 단지가 들어서기전 잠실 주공단지의 가로수길이 참 좋았고, 고덕 주공 쪽의 길도 참 좋아했다. 이제 새로운 단지가 들어서고 깔끔한 느낌으로 조경도 잘 해 놓았지만, 플라타너스의 깊은 그늘만큼 날 위로해주지는 못하는 것 같기도...
이제 그런 길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어 그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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