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일만 많이 주세요

# "이번달 입금이 좀 늦어지나 봐요?"
지난 달 작업자들 급여지급이 아직 안 됐다. 그동안 내부 직원 급여는 못 나가도, 외부에서 작업하는 사람들 급여 지급은 그래도 거의 밀리진 않았는데, 이번 달은 소액의 몇 분만 빼곤 아직 못 나갔다. 지난달 급여도 우리팀 신입 빼고는 아무에게도 못 나간 상태. 거래업체에서 받지 못한 부분도 있고, 또 회사 사정이 여러 가지 어려운 부분도 있고... 지급 날짜를 정확히 알 수 없어서 무어라 공지도 못해주고 있는 상태였는데, 그렇게 문자가 왔다."이번달 입금이 좀 늦어지나봐요"라고. 
누군가 했더니 아이 때문에 집에서 워드작업을 하시는 여자분. "아,  네 죄송합니다. 이번 달은 좀 늦어질듯 싶어요" 그랬더니 또 바로 문자가 온다. "네, 일만 많이 주세요." 아, 머랄까. 슬펐다. 이게 노동자들의 현실이구나 싶어서.


#슈는 왠지 일이 넘 쉽게 풀린다 싶었다며, 비워줘야 하는 집을 떠나 잠시 머물려던 친구집에 못들어가게 됐다고 "내 마음의 평안을 위해 기도해줘"라고 문자를보내왔다. 이제 정말 잘 곳을 고민해야 하는 그인데, 이런 고차원(?)적인 문자를 보내다니.. 그에게  무슨말을 해야할지 몰랐다. '더 좋은 거처가 생길거야'라는 말은 정말 입에 발린 말 같아 못 하겠고, 문자를 한참 지웠다 말았다 하다가, 힘 내자. 힘을 왜 '내자'라고 하겠어. 생기는 게 아니라 끄집어 내는 거라더라. 원래 가난은 창의를 동반하게 되거든. 하고 보내려다가 결국 말았다. 무슨 말이 위로가 되겠어.  이럴땐 "같이 살자." 이말 한마디 할 수 있는 집이 내게도 있으면  좋으련만.


#몇 년 전부터 H모기관을 통해 아프리카의 어린이 둘을 후원하고 있었다. 며칠 전에 전화가 왔는데, 곡물값도 오르고 환율도 오르고 해서 96년부터 일관되게(강조했음) 2만원을 유지해왔던 아동 한 명에 대한 후원금액을 내년부터 조금^^ 올려야겠다는 것이다. 어려운 때인줄 알면서 이런 말을 하기가 죄송스럽다며... 3만원으로 올릴 생각인데, 괜찮으시겠어요?라고 묻는다. 네, 일단은 계속 하는 걸로 해 주세요. 생각보다 타격이 크다. - - ; 하지만 그렇다고 후원을 그만 두기엔 학교에 갈 수 있고,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그 아이들의 희망이 넘 크잖은가.. 지난달부턴 C모단체 후원금 때문에 일주일에 두어번 즐겨먹던 2200원짜리 이디야 커피를 일주일에 한 번으로 줄였는데, 이제 그마저 끊어야 할까보다.(된장녀 탈출? 앗싸.) 그러고 보면 K모 잡지는 배포가 작군, 1000원이 뭐야, 1000원이...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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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리 | 2008/12/04 18:50 | 소소한 일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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