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09월 29일
쓰지하라 야스오의 <음식, 그 상식을 뒤엎는 역사>
음식, 그 상식을 뒤엎는 역사쓰지하라 야스오 지음, 이정환 옮김 / 창해
ISBN : 8979193890
사실 이런 문고류의 책들이 대체로 그렇지만, 제목의 거창함에 비해 내용은 별 거 없다. 그래도 재밌긴 하다. 개인적인 취향이긴한데 음식에 대한 책은 대충 다 재미있는 것 같다. 요리책이 아니라, 우리가 먹고사는 음식을 통해 인간을 들여다보는 이야기가 담긴 책 말이다. 그 속엔 기후적 특성, 인간의 문명화 과정, 권력투쟁, 종교적 배경 같은 거창한 면 뿐만 아니라 추억이나 열망같은 개인적인 사소함까지도 포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음식이든 이유없는 음식은 없다. 탄생 배경이나 발전경로를 짚어보다보면 여러가지 재미있는 사실들이 나타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종류의 책들이 대개는 읽고 감동을 하거나 깨달음을 주는 책이라기 보다 정보 전달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읽고나면 내 인간성의 한계로 인해 새롭게 알게 된 이야기들을 막 떠들고 싶어진다는 것이다. 가볍게 잘난체 하기에 좋은 책이라는 이야기다.(게다가 소리는 잘난 체 하기를 좋아한다)
커피면 커피, 술이면 술, 중국요리, 일본요리, 패스트푸드까지 좀 가볍고 얕게 여러 소재들을 살짝 건드리고 지나간다.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이나 학교 앞 분식집 같은데서 상대방에게 호감을 얻기 좋을만큼, 딱 그만큼 잘난체 하기에 좋은 소재들이 많다. 니 팔뚝 굵다, 니 똥 굵다.. 이런 얘기를 안듣기 위해 필요한 수위조절 테크닉이 없는게 좀 아쉽지만, 그거야 뭐 알아서들 할 일이고.
개인적으로는 우리 주변에 늘 있어왔던 음식들에 대한 책이 있으면 좋겠다. 순대나 떡볶이, 붕어빵 같은 것부터 부대찌개, 아구찜, 콩나물 국밥 같은…. 이건 잘난체 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늘 있어와서 오히려 관심 밖이던 이모나 삼촌, 동네 할머니에 대해 새로운 걸 알았을 때 새삼스러움을 느끼고 다시 보아지듯이.. 그런걸 느껴보고 싶어서다. 아, 진짜다.
# by | 2004/09/29 23:07 | 책꽂이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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