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사대주의

 이제는 고인이 되셨지만, 내가 존경하고 사랑했던... 이오덕선생님의 글이 인용되어 있는 것을 올블에서 보고 언어사대주의에 대해 생각해 본다. 사실, 나도 우리말과 깊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지만, 우리말을 잘못 쓸 때가 많다. 여기에 쓰는 '우리말글살이'도 나부터 잘 해보자는 차원^^


  먼저 통신체.. 사실, 나는 통신체에 대한 거부감은 별로 없다. 이랬어염.. 그래엿? 하세욧! 같은 말들이나 ^^ TT orz 등은 말과는 달리 감정 표현의 한계가 있는 대화체에서는 더 좋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철자 틀리는 것에는 민감하다. (머 직업병이랄 수도 있지만...) 만약 friend를 priend라고 쓰면 놀리면서, '도대체'를 '도데체'라고 쓰면 잘못 썼는지도 알아보지 못하는... 이 슬픈~ .
 게다가 영어도 아니고 한국말도 아닌, 영어를 섞어서 쓰는 문장을 보면 '화'도 난다.
이를테면 '지상렬'(특정인의 이름을 말해서 미안하다. 그러나 그대가 유명인인 것을 탓하라~)같은 어투를 즐겨 쓰는 사람들. 또 얼마전엔 어떤 만화주제가에 '쿨하게'라는 말이 있어서 흥분했었다.


 난 언어든 종교든 그것이 토착화되는 것(예를 들면 Banana를 우리가 '버내너'라고 하지 않고 '바나나'라고 부르는 것. 종교의 토착화라면 우리나라의 새벽기도 같은 것) 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토착화와 굴종주의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난 순우리말만 써야 한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지구촌'이라는 말이 있듯 지금의 세계는 인터넷을 비롯한 미디어의 발달로 모든 정보들이 노출되어 있고 그 교류가 활발해서, 그 어떤 언어도 - 언어의 우수성과는 별개로 - 본래의 순수언어로 '보존'될 수는 없다. 그러나 전혀 어려운 표현이나 외국어 표현이 필요하지 않은데도, 무분별하게 외국어(외래어가 아닌)를 쓰는 것, 또 그런 표현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갖는 것이 더 문제다. 그거야말로 언어사대주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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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리 | 2004/09/20 00:19 | 내 생각엔... | 트랙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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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at 2004/09/21 10:37

제목 : 일생 생활속 한글 이름의 영문 표기
소리 님의 언어 사대주의라는 제목의 글을 보니 생각이 떠올라 글로 남깁니다. 저는 어릴 적에 아버지가 회사의 홍콩 지점으로 발령을 받아 그 곳에서 약 4년간을 살다 왔죠. 초등학교 4학년이 되어 한국에 돌아왔을 때에 여러가지 문화적으로 다른 것이 많았지만, 저를 무척 놀라게 했던 것 중 하나가... 아이들이 자기 물건에다 이름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냥 이름을 쓰는 사실 자체는 전혀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많은 이들이 자신의 이름을 영어로 써 놓은 것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영어와 우리나라 ......more

Commented by anakin at 2004/09/21 10:39
소리님 글 읽고 생각난 것이 있어 트랙백 하나 날렸습니다..
Commented by 백창열 at 2004/09/21 20:54
맞는 말씀입니다. 한겨레신문은 영국의 BBC 방송을 인용할 때 "<비비시>" 라고 표기합니다. 미국의 뉴욕타임지가 우리나라의 문화방송을 인용할 때 "문화방송 said..."라고 할까요? 미국 신문은 "MBC" 혹은 "Munhwabangsong" 이라고 표기할 것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영어를 못써서 안달인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메신저를 한 번 보세요. 자기 느낌을 영어로 적은 사람들이 태반입니다. 국어연구원에서 국어 순화해서 발표하면 일단 비웃고 보는 소위 '지식인(이라 착각하는 사람)'들이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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